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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대일지/체험일지

군대 현부심 22일차, 관심병사의 기분 업다운

by flatsun 2020. 8.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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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 아무것도 안하고 누워만 있다면 기분이 어떨까?

주말의 경우에는 평일에 일하느라

몸이 좀 노곤하기 때문에

 

누워서 푹 자고 10시에 일어나서

컴퓨터나 만지다가 점심먹고 또 낮잠자서

4시쯤에 일어나면

아 오늘도 잘 빈둥댔구나 이러고

상쾌한 이른 저녁 스타트가 가능한데

 

문제는 군대에서 복무 중이거나 직장인의 경우에는

곧 평일이기 때문에

노동을 하면서 빈둥대는 즐거움을 다시 깨닫게 되지만

 

현부심으로 의무부대에서 무한히 이러는 경우에는

거의 폐인이 되어버린다

 

빈둥대는 것도 평일을 통해

에너지를 다 소모해가면서 굴러가야 의미가 있는거지

빈둥대기만 삶은 에너지를 전혀 소모하지 않으므로

인간이 폐인이 되기 쉽다

 

예전에 취직하기 전 백수일 때도

늦게 자고 늦게 일어나서

컴이나 만지면서 빈둥대다 보니

폐인이 되어가는 느낌이 들던데

의무부대에서는 핸드폰에 컴퓨터도 없기 때문에

삶에 아무 즐거움이 없어서 백수보다 더하다

 

항상 활동적으로 뭔가를 해야

빈둥댈 때 그 가치가 있는거다

 

어쨌든 의무대에서 주변을 슥 둘러보면

죄다 나무처럼 누워서 잠만자다 보니

폐인처럼 된 것을 목격할 수 있는데

 

이게 아무것도 안하면 기분이 1~100 중에서

50에서 시작하지 않을까 싶을텐데

실제 폐인처럼 살다보면 처음에는 빈둥대서 즐겁기 때문에

70~80에서 시작하다가

 

곧 돈을 벌지 못한다는 것을 깨닫고

불안감이 엄습하면서

80에서 10~20까지 계속 내려오면서

결국 일을 해야겠다는 결론에 이르게 된다

 

군대의 경우에는 버티고 버티면

전역을 하긴 하는건데

글을 쭉 보면 알겠지만

 

3일만 있어도 지루해서 힘든데

18개월을 버티라고? 지금 장난?

 

그리고 현부심이 금방 끝날거라고 생각하지만

적어도 한달이기 때문에 정말 지루한데다

관심도 금방 끊어지기 때문에

 

금새 기분이 바닥을 기어다니는데

여기에 의무관이나 정신과 의사 만나고 왔는데

흠.. 그쪽은 아직 전역할 정도는 아닌 것 같군요..

2-3주 후에 경과를 봅시다 이러면

 

아니 시발 지금 그거 하나 때문에

몇주를 죽어가면서 기다렸는데

그 지랄을 또 하라고? 이러고 뒷목 잡는데

 

실제 정신과 의사와의 면담 시에는

저런 식으로 고문 연장요법을

내리는 경우가 대부분이라

면담 후에 침대로 와서 시체로 변하는 것을 볼 수 있다

 

그나마 기분이 괜찮은 경우는

밥 먹을때나 PX 갈때밖에 없는데

평소에는 말 걸어도 길게 말하지 않고 끊더라도

 

PX에서 냉동에 콜라라도 한잔 마시면서 보면

기분이 꽤 괜찮아지면서 말이 많아지는 것을 볼 수 있다

이러고 돌아와서 TV 프로그램 괜찮은거 하나 보면

기분이 굉장히 업이 되는데

 

잘때까지는 유지가 되다가

아침에 일어나서 또 하는게 없으면

다시 기분이 다운되기 시작한다

 

진짜 할게 못되는거다 이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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