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대에서 기본적으로 뭔가 문제가 있으면
계급 체계에 따라 보고하라고 하는데
이등병이 병장이 너무 맘에 안들면
먼저 분대장한테 보고한 다음에 효과가 없으면
소대장한테 보고하고 그래도 효과 없으면
중대장.. 대대장.. 연대장 ~~ 순으로 보고하라는 얘긴데
이게 말이 좋아서 체계지
이렇게 하다가는 살해당하기 딱 좋다
먼저 병장이 갓 전입온 이등병한테
신병 너 씨발 도수체조 할줄 몰라? 왜케 대충하냐? 뒤질래?
니 맞선임 누구야...
이런 레퍼토리로 하루종일 갈궜다고 예를 들어보자
도수체조 허우적거리면서 한 게 죽을 죄는 아니고
하루종일 쳐 갈굴 사유도 아니기 때문에
신병의 마음속에는 아 병장 개새끼 찌를까 이런 생각이 들 것이다
하지만 계급체계에 의거해 분대장한테
ㅁㅁ 병장이 갈궈서 못살겠습니다 이러면
분대장이 바로 ㅁㅁ 병장한테 가서 일르고
신병은 사망 확정이다
아니면 분대장을 건너뛰고 소대장한테 일렀을 경우
소대장은 분명 병장한테 가서
너 신병 도수체조 제대로 안한다고 갈궜다며
신병한테 뭐 그런걸로 쳐 갈구냐 다음에는 그러지 마라
이런 식으로 대처할텐데
병장은 신병이 이른 얘기를 동네방네 소문내고 다니고
이러면 분대장이 슥 와서 아니 나한테 왜 얘기 안하고
소대장님한테 가서 얘기하냐? 닌 X분대 아냐?
이런 식으로 이중으로 털려서 역시 사망 확정이다
이래서 계급체계에 의거한 불만사항 토로는 아무 의미가 없는 것이다
그래서 신병들이 병장 죽이고 싶다
이런 생각이 들면 마음의 편지(소원수리)를 쓰게 되는데
마음의 편지가 효과는 좋을지 몰라도 상당히 위험해진다
먼저 마음의 편지는 중대장, 대대장, 연대장, 사단장 이런 식으로 쭉 있는데
대부분은 마음의 편지함에 중대장에게
ㅁㅁ 병장이 존나 갈궈서 못살겠습니다 ㅠㅠ
이런 식으로 썼을 것이다
중대장이 머리가 텅텅 비었을 경우에는
중대 계원한테 편지함에서 편지 꺼내오게 시키는데
여기서 계원이 병장과 친분이 있으면
편지 읽어보고 빼돌린 뒤에
바로 병장과 내통하기 때문에 사망 확정이다
중대장이 머리가 반만 찼을 경우에는
본인이 직접 편지함에서 가져오지만
병장 너 이세끼 신병을 그딴걸로 그렇게 갈궈!
이러면서 징계위원회 열고 휴가 5일 자르는데
이러면 병장이 휴가 짤려서 분노 500배가 된 다음
바로 신병 사망 500배가 되어
같이 사망하게 된다
대부분의 신병들이 마음의 편지 쓰다가
이런 사유로 사망하기 때문에
돈을 뜯었다거나 얻어맞은 것이 아니라면
마음의 편지를 가급적 쓰지 말고 그냥 참으라는 것인데
대부분의 부대에서는 병사들이 신병 편을 안들고
병장 편을 들어주기 때문에
간부한테 암만 일러서 뭔가 반격을 해도
이후에 저새끼 한번 갈궜다고 마편썼다매
이런 인식이 박혀서 사방에서 눈총을 받느라
군생활이 매우 고되진다
별로 득이 없다는 것이다
하지만 저새끼를 죽이지 않으면 내가 죽겠다
내가 죽어도 저새끼는 죽이리라
이런 마음가짐을 가지고 있다면
처절하게 찔러라
중대장한테 찌르는 건 중대장이
어느정도 개념이 있을 경우
사태의 경중을 파악하고 이건 아니다 싶으면
아예 타 부대로 쫓아내는데
이러면 병장은 남은 2-3개월 동안
선임 취급도 못받고 멍때리다 비참하게 전역하게 된다
그렇게 처참한 최후를 맞을 병장이 방출되어
레토나를 타러 가는 순간
잘가라 시발년아 ㅋㅋㅋ 이러고 보내주면 된다
하지만 중대장들은 대부분
휴가 자르거나, 영창으로 타협을 보려 하기 때문에
병장이 분노와 함께 돌아올 경우 극히 위험한 상황에 처하게 된다
머리를 자르지 못할거면 칼을 뽑지도 말라는 거다
일단 마편을 쓸거면 무조건 대대장한테 찔러라
대대장들은 대부분 신병편을 들고
지휘 경험이 어느정도 있기 때문에
골빈 중대장처럼 계원한테
편지 꺼내오라는 참사를 저지르지 않는다
이후 마편을 읽어보고
신병이 합당한 부조리로 찔렀다면
대부분 얼마 지나지 않아 징계주고 타 부대로 쫓아낸다
여기서 신병의 신원을 위해 ㅁㅁ가 ㅁㅁ 사유로 찔렀다
이런 얘기는 하지 않지만 역시 금방 걸린다
중대가 100명쯤 되면 큰 조직 같아 보여도
실제 그 병장이 최근에 갈군 사람은 몇 되지 않을꺼고
그 중에서 찌를만한 사람은
마편에 대한 개념이 잡히지 않은
신병들이라는 걸 고려해보고
최근 같은 소대에 들어온 사람을 떠올려보면
아무리 치밀하게 준비해도 쉽게 잡힌다
이후는 알다시피 눈총과 찬밥취급이 기다리지만
그렇게 해서라도 그새끼를 죽여야겠다면 그렇게 해라
그리고 굳이 대대장이라고 한 이유가
그 위로 올라가서 찌르면 리스크가 너무 커지는데
보면 사단장같은 부대의 최고 지휘관들에게
찌르는 신병들이 있는데
이 마음의 편지는 아주 강력해서
부조리로 판명되는 즉시
해당 선임을 만창(영창 일자 꽉 채운것) 보내버리고
휴가까지 다 잘라버린 뒤에 아예 타 부대로 방출시키지만
해당 중대가 부대의 최고 지휘관한테 찔러야만
개선이 가능한 막장 부대인가 이렇게 인식이 잡히기 때문에
바로 사단 감찰부에서 나와서 마편 돌리기 시작하고
신병들이 때는 이때다 이러면서 마편 엄청나게 긁기 시작하면서
휴가가 세절기에 갈리기 시작하고 선임들은 죄다 방출되면서
부대가 파탄나는 지경에 처한다
이러면 해당 부대의 간부들 진급이 죄다 물 건너가면서
처절하게 복수한 것은 좋겠지만
부대 내의 모든 병사와 간부들에게 공공의 적이 되고 만다
병장 머리통 날려도
내 머리통이 남아나지 못한다면 뭔 의미가 있겠냐는 말이다
내 경험으로 보면
그냥 대대장한테 찌르지
휴가 나가서 국방부장관한테 찌르고, 육군본부에 찌르고
온갖 상급기관에는 다 찌른 사람이 있었는데
당연히 부대는 파탄나고 중대에서
간부와 병사 수십명이 방출되고 말았다
너무 여파가 커서 찌른 병사도 다른 부대로 방출되었다
이렇게 지나치게 크게 찔러버리면
사태가 걷잡을 수 없을 정도로 커져서
모두가 지옥을 맛보게 된다
굳이 정말 찌르겠다면
딱 한명 모가지만 날리면 되는 것 아닌가
너무 큰 칼을 가져오지 않도록 하자
그리고 마음의 편지를 쓰면
어쨌든 결국 걸려서
모든 중대원의 눈치를 보게 되고
갈굼은 크게 줄겠지만 찔렀다고 거의 무시하는 수준으로 방치한다
이러나 저러나 답이 없기 때문에
정말 힘들고 서러워도 찌르면 더 힘들어진다..
진짜 앙심을 품어서 죽이려는게 아닌 이상에야 안하는게 낫다..
마지막으로 마음의 편지 쓰면 망한다
쓰지마라 이런 내용이었지만
이렇게 쓰면 큰 상관이 없기 때문에
이럴 경우에는 써줘도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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