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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담/After The Game

문명 시리즈의 외교 변화과정

by flatsun 2020. 10.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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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명 시리즈에서 외교 AI는

신작이 나오면 나올수록 퇴보해가고 있는데

아니 왜 기술은 발전하는데

AI는 멍청해지는지 이해가 되질 않는다

 

먼저 플레이해본 가장 옛날 작품인

1999년작 시드마이어의 알파 센타우리를 확인해 보자면

 

20세기 작품임에도 불구하고 AI가 가장 사람같은데

믿을 수 없겠지만 정교하진 않더라도

인간처럼 행동하기는 한다

 

먼저 알파 센타우리에는 모든 문명 작품 중

가장 대화 텍스트가 많이 들어갔는데

 

소설책 느낌으로 게임을 만들었기 때문에

AI가 대사 하나를 쳐도

각각 캐릭터의 개성에 맞춰 넣어줬기 때문에

몰입도가 상당하다

 

여기에 조건별로 말하는 텍스트가 다 다른데

내용을 한번 보자면

 

일단 본인이 압도적으로 유리한 상황에는

대사 자체가 거만한 것이 보인다

 

약간 유리해진 상황에는 분노조절 조금 치료하면서

살살 꾀는 모습이 보인다

 

반반싸움 가면 분노조절을 완전히 치료하고

이성적으로 변하는 것이 보인다

 

밀리는 상황이 되면 급 공손해지면서 자비를 구걸한다

 

마지막으로 망하기 직전이 되면

바로 앙망문 쓰는 것이 보이는데

요즘 AI들은 망하기 직전이어도 머리 꼿꼿한데

1999년 작품에서 망했다고 생명을 구걸하는 거 보면

 

요즘 AI들은 망하기 직전인데

왜 구걸 안하고 거만한지 납득이 안된다

 

여기에 기본적으로 게임이 진행되면 진행될수록

각 세력들이 편을 갈라 싸우기 시작하는데

눈치만 살살 보고 가만히 있으면

바로 양 세력한테 다구리 맞는거다 

 

여기에 플레이어와 동맹이 작전 공유도 가능하고

망한다 싶으면 구걸에

사이가 좋으면 아무 대가도 없이

기술이나 돈, 지도 등의 선물도 퍼준다

 

물론 AI의 정밀함이 많이 떨어지긴 하지만

진짜 사람같이 행동한다는 점에서는

그 어느 게임도 알파 센타우리를 따라오지 못한다

 

이렇게 20세기에 알파 센타우리로 토대를 잘 잡아놓고

시리즈가 넘어가면서 천천히 퇴보시키기 시작하는데.. 

 

문명3에서는

알파 센타우리의 많은 부분을 단순화시켰기 때문에

외교 부분도 단순해진 감이 있는데

 

망할수록 구걸한다던가 작전 공유 등은 없어졌고

 

큰 틀은 조약은 항상 제한없이 파기가 가능해서

내가 조약 맘대로 깨면서 개판으로 나오면

컴퓨터도 조약 맘대로 깨면서 개판으로 나오고

 

그냥 컴퓨터가 개판으로 나온다고 해도

내가 조약을 잘 유지해주면

대부분의 AI들에게 환대를 받는다

 

AI들은 기본 컨셉이 정글의 법칙이기 때문에

만만하다 싶으면 사방에서 달려들어서 갈갈이 찢어놓는다

 

그래서 아무 편도 안들고 눈치만 살살 보다가는

온갖 세력이 다 덤벼들기 때문에

친한 문명들과 잘 지내는 것이 중요해졌고

 

산업시대쯤 되면 각 문명들이 방위조약을 맺고

세계대전급의 전쟁을 일으키기 때문에

누구와 동맹을 맺고 누굴 쓸어낼 것이냐가 중요해졌다

 

그리고 아직까진 AI가 꽤 관대하기 때문에

사이가 나쁘다고 해도

기술거래나 교역을 합리적으로 해준다

 

다음 작품인 문명4에서는

이전 작품들에 비해 AI가 좀 까칠해졌는데

4를 기점으로 AI 머리가 꼿꼿해지기 시작한다

여기부터 아마 사람같다기 보다는

사람을 괴롭히는 쪽으로 노선을 변경하는 것이 보인다

 

먼저 초반부터 종교, 사회체제에 따라

우호도가 쉽게 갈리고 우호도 올리기도 쉽지 않다

여기에 우호적이지 않은 문명들은

거래도 엄청 안좋은 가격으로 해주기 때문에

 

종교를 적절하게 잘 선택한 후

친한 애들과는 계속 친하게 지내고

나머지 애들은 밀어버리는 식으로 플레이하게 된다

 

문명3까지는 망하기 직전이면

간이고 쓸개고 다 떼줬지만

문명4부터는 망하기 직전이어도

고테크 기술을 잘 넘겨주지 않더라

 

뭐 그래도 친한 문명이면

합리적이게 거래를 해주기 때문에

문명4까지는 나쁘지 않다

 

5부터는 머리가 완전히 꼿꼿해져서

후속작들도 별반 차이가 없게 되었는데

세계 최강대국한테 약소국이 비난이나 때리고

망하기 직전인데도 살려달라고 구걸도 안한다

 

눈치보는 국가가 많은 현대시대같은 상황도 아닌데

약소국이면 강대국 눈치도 보고

알아서 턴당 1골드같은 조공이라도 상납해야지

 

도시국가같은 무근본 문명들이 머리 꼿꼿한거 보면

폐허로 만들어주고 싶은데 전쟁 좀 하면

전쟁광이라고 패널티 쌓이고

국력과 상관없이 비난이나 쳐 하고있으니

 

플레이 난이도를 높이기 위함이라지만

실제 현실감과 거리가 많이 멀어 보인다

 

이게 총체적 난국인데

외교가 뭐 별건가 강대국은 약소국한테 신나게 갑질하고

약소국은 강대국한테 알아서 상납하고

기어다니는 그런게 있어야 되는데

 

진짜 갑질을 했으면 했지

기어다닌 건 한번도 못본거 같다

기본을 잘 만들어 놓고

20년이 지났는데 갈수록 퇴보하는 것 같아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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