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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대일지/군대 Q&A

군대에서 가장 힘든 보직은?

by flatsun 2020. 2.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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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다들 답을 알고 있겠지만

본인이 하는 일이 가장 힘들다는 말이 정답이다

 

아무리 일이 육체적으로 힘들어봤자

위 짤처럼 불속에서 물속에서 굴리는것도 아니고

일병때만 좀 힘들지 상병쯤 되면 슬슬 업무에서 물러나서

구경만 하기 시작하고

 

아무리 일이 복잡하고 어렵다고 해도

이등병 한명만 데려다놔도 한달 뒤면 알아서 다 하는게

군대 업무의 현실이다

 

대부분은 본인이 없으면 업무가 굴러가지 않는다고 생각하겠지만

그건 군대에서 자기가 인정받고 싶다는 생각일 뿐이고

 

요즘은 하사관들도 장기하려면 다 대학 나와야 하는데

그런 간단한 행정 업무를 처리 못해서 애걸복걸 하면서 부탁?

 

그냥 자기가 일하기 싫어서

너밖에 없다 해줘 ㅠㅠ 이러는 것이다

 

나무위키 가서 보면 알겠지만

대부분 기승전결 ~래서 힘들다 이런 내용이고

내가 젤 힘들어~~ 이러는데

 

자대에 가봐도 객관적으로 힘들건 안힘들건

죄다 내가 제일 힘들어

이러고 있는 것을 볼 수 있을 것이다

 

사람마다 편하다고 느끼는게 다 다른 만큼

뭐가 가장 편하나요도 다 다를텐데

 

기본적으로는 같이 일하는 사람들이 편해야

뭔 일을 하건 상관없이 편해진다

 

내 경우에는 부대에서 탄약반장이라고 준위 한명이랑

후임들이랑 탄약고에서 탄피나 세는게 일이었는데

사격훈련 시기에는 새벽에 기상해서 탄약 꺼내다주고

 

저녁에는 어두컴컴해질 때까지

매번 탄피 갯수 맞나 세느라 힘들었지만

사격훈련 없으면 가끔 탄약고나 좀 정리하지

딱히 하는게 없어서 정말 편했다

 

다만 선임들이 툭하면 터무니없는걸로 갈궈서

정신적으로 힘들었는데

맨날 쓰지도 않는 전화번호 물어봐서 털고

1시간마다 암구호 물어봐서 모르면 털고

병신같은 순간의 연속이었는데

 

쓸모없는 맞선임까지 전역시키고 나서

한 7개월동안 내가 최선임이었는데

 

이 기간동안 뜬금없이 물어보고 터는거 다 없애고

딱히 갈구지도 않고 욕 먹을거만 교정해주면

 

후임들도 원숭이가 아니라 사람인데

틈만나면 쳐 갈구지 말고 잘한다 잘한다 해주면

이등병 데려다 시켜도 일을 잘 하게 된다

 

그리고 기본적으로 내가 어느정도 해주면

후임들이 고마워서 더 열심히 하는게 기본 원칙이다

 

이렇게 후임들의 신망을 얻고

내 일까지 죄다 후임들한테 밀어버리라는 거다

 

하지만 내 일까지 다 밀어내도 딱히 일이 많지 않으므로

다 같이 체스나 두고 게임이나 하면서 휴가따는 방법 연구나 하다가

 

틈만나면 탄약반장 꼬셔서 차타고 나간 다음

밖에서 밥먹고 카페에서 커피 한잔 마시고 낮잠 자고 돌아와서

또 탱자탱자 놀다가

 

전역을 하게 되었는데

 

이렇게 탱자탱자 놀아도

선임들이 틈만나면 병신같은 걸로 시비털어서 갈구면

정말 심적으로 힘든데

 

나같은 사람이랑 같이 일하면

맨날 다같이 놀 생각, 휴가 딸 생각만 하고

얼마나 편하겠는가

 

결국 어떤 일을 하게 될지가 중요한게 아니라

어떤 사람과 일을 하게 되냐는게 더 중요하다는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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