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대에서 기다리고 기다리던 후임을 받아
일을 같이 하다보면 이런 생각이 들기 시작한다
얘는 뇌가 없나.. 일을 왜 이리 못하지...
근데 천천히 생각해보면
개구리가 올챙이적 기억 못하듯이
처음 들어오는 사람이 일을 어떻게 잘하나
어느 정도 경력과 노하우가 쌓여야 일을 잘하는거지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걸 망각한 채
내 때는 이등병때도 날라다녔어 이러면서
작업 못한다고 갈구는 사람들이 많은데
이게 가뜩이나 못하는 사람 갈구면 더 못해진다
대부분이 이 사실을 모르지 않을텐데
좀 평온한 방법을 사용하기 보다는
갈궈서 가르치는 방법을 사용한다
효과가 별로 좋지도 않은데도 말이다
일단 군대에서 뭔 보직이건 간에
군대 업무라는게 그다지 어렵지가 않다
애초에 군인들은 징집이라
일 좀 가르쳐 놓으면 전역하기 때문에
어려운 일이나 위험한 일은 죄다 간부가 하기 마련이고
병사들한테는 잡일이나 반복 업무만 맡기게 되는데
나중에 취직해서 보면 실제 일하는게 훨씬 더 어렵고 부담되지
군대에서 하는 작업은 죄다 설렁설렁 대충 하니까
대충 해도 뭐라고 하는 사람도 없고
중요한 작업은 다 간부가 하고
일이 어려워서 못하는 보직은 존재하지를 않는다
다만 아무리 어렵지 않다고 해도
처음 접해보면 어렵기 마련이고
사회에서는 일을 지나치게 못하면
상사가 갑자기 담배 한대 피자고 하면서
피러 나가면 그냥 집에 가라고 해서
자연스럽게 짤리게 되는데
군대는 그냥 전역해라 이런게 없기 때문에
쉬운 일을 못하는 사람을 가지고도
어떻게든 뭔가 일을 하게 만들어야 한다
그래서 결국 후임이 들어오면
일 잘하는 후임
일 못하는 후임
일 안하는 후임
이렇게 세 유형으로 갈리는데
일 잘하는 후임한테는 금방 내 일까지 밀어낸 뒤
나는 신선으로서의 삶을 살면 되지만
신병이 들어오자마자 일을 잘한다는거는
군생활 하다가 트럭에 치여서 사망-부활한 뒤에
다시 입대했거나 그런거 아니면
대부분은 이런 일을 해보지 않기도 했고
지나치게 긴장하기 때문에 일을 못하는 것이 보인다
근데 아까도 말했다시피
군대에서 대부분의 업무는 어렵지가 않다
옆에서 쳐 갈구지 말고 업무를 통째로 넘겨주면서
틀린 부분만 교정해준 뒤 몇번 반복시키면
한달이면 대부분의 업무는 깔끔하게 인수인계가 된다
딱히 군대에서 뭐 어려운걸 하지 않기에
문서 작업 이런것도 한달이면 충분하다
난 후임 들어오면 후임 컴퓨터 앞에 앉혀놓고
옆에서 하나씩 알려준 뒤에
옆에서 시키고 틀리면 바꿔주고
다음 날 또 그러고 있고 한달 있으면
대부분의 업무에서 큰 문제가 없기 때문에
후임은 일 시키고 난 신선이 되면 된다
근데 안타깝게도 이렇게 한달동안 쭉 봐줘도
이런 쪽에는 재능이 없는지
2-3달째 삽질하는 후임도 있는데
와 이것도 못하냐.. 싶겠지만 군대는
~사원 담배나 피러 가자
이러고 나가서 넌 해고야!! 이럴 수가 없기 때문에
아무리 못해도 반복 학습을 통해 가르쳐 놔야
후임이 할 일을 내가 하는 참사를 막을 수 있다
답답하다고 내가 해버리면
결국 후임의 일을 내가 하는 형국이 되버리기 때문에
인내심을 갖고 계속 가르쳐야 한다
마지막으로 제일 질 안좋은 유형이
이렇게 고생하며 일을 가르쳐 놔도 일을 안하려는 후임인데
이게 티가 안나면 그러려니 하겠지만
대부분은 일을 안하려고 하면 티가 난다
그냥 사람 뒷목 잡게 만드는데
사회에서는 저러면 그냥 집에 가라고 하지만
군대에서는 그것도 안되고
줘 패거나 욕하는 순간 바로 방출엔딩이라
적절히 어르고 달래는 스킬이 필요하다
이런 게 사회생활이라는 건데
실제 해보면 쉽지가 않을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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