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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대일지/군대 Q&A

군대에서 대대장이 각종 뻘짓을 하는 이유

by flatsun 2021. 2.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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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복무를 하다가 보면 이런 생각이 자연스럽게 들텐데

 

왜 대대장이 새로 부임할 때마다

항상 부대 구호 경연대회 이런거 하고

도서관과 식당을 갈아엎은 뒤

[멋있는 말] 독서실, 식당

이런 식으로 작명까지 해 놓고 사람 불러다 사진 찍거나

 

독서마라톤 독서토론회 기타등등

휴가를 얻으려면 무조건 해야 하는 개삽질도 하고

 

그리고 겨울이 되면 공터에 삽질해서 눈썰매장 만들고

24인용 텐트 세워서 분식도 팔고

명절에는 무조건 차례상 차리고 민속놀이를 하게 하는데

 

문제는 뭘 하건간에 어느 병사도 좋아하지 않는데

왜 자꾸 아무도 좋아하지 않는 걸 하냐는 것이다

 

이게 원인을 정확히 파악하지 못하는 이유가

병사의 입장에서 접근해서 그런건데

병사의 입장에서 접근하면

대대장이 이상한거 자꾸 하네?

근데 좋아하는 사람이 아무도 없는데?

대대장 정신 나갔나?

 

이런 결론밖에 나오지 않는다

 

근데 저런 걸 하는 대대장은

정신이 나간 사람도 아닐 뿐더러

진급을 위해 열심히 전진하고 있는 사람이다

 

일단 모든 원인을 파악하기에 앞서

군대에서 소령이 중령으로 진급할 수 있는

확률을 알아야 하는데

 

학사, 학군단, 삼사, 육사건 일단 다 소령은 다는데

소령에서 중령으로 진급할 확률이

 

육사의 경우에는 60%

3사의 경우에는 7.6%

학군단의 경우에는 13.1%

학사의 경우에는 9.7%

이거밖에 안된다

 

소령은 어떻게든 꾸역꾸역 달지만

중령은 육사 아니면 진짜 달기 힘들다는 얘긴데

 

여기서 중령을 달지 못하고 소령으로 전역하면

45세에 전역하기 때문에 그냥 답이 안나온다

 

한창 벌어야 할 나이에 군대에서 전역하면

대체 뭘로 먹고 살라는 말인가

 

따라서 전역이 와닿지 않는 대위까지는

어느정도 워라밸을 지킬라고 하다가

 

소령부터는 무조건 일하는 기계가 되어서

평일에도 맨날 야근하고 주말에도 나와서 일하기 시작하는데

기계처럼 일해야 지휘관한테 어필하기도 좋고

진급할 확률도 올라간다

 

이후 어떻게든 중령을 달고 나면

대부분 지휘관으로 대대를 지휘하게 되는데

문제는 소령 > 중령도 난이도가 지옥이지만

중령 > 대령은 불지옥이다

 

수많은 중령을 뚫고 대령이 되려면

다른 중령들한테는 없는 뭔가를 보여줘야 하는데

가장 보여주기 쉽고 그럴싸한게

 

위에 작성한 독서실, 식당 엎기

눈썰매장 만들고 텐트 올려서 개삽질하고 이런건데

병사들은 아무도 좋아하지 않지만

 

사진으로 찍어놓으면 굉장히 그럴싸해 보이고

어필하기도 좋기 때문에

대부분의 지휘관이 경쟁적으로 어필하려고 

맨날 독서실 식당 엎은 뒤에 사람 불러다 사진찍는거다

 

여기서 대대장이 병사들한테 중요한 걸 위주로 엎는게 아니라

남한테 보여주기 좋은 걸 위주로 엎는 이유가

본인 진급을 위해 어필을 해야하니까 그렇다는 얘기다

 

반면 진급도 다 떨어지고 전역만 기다리는 중령들은

진짜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경향이 있는데

 

어느 정도로 안하냐면

위에 있는건 당연히 안하고

여기에 허구한날 하는 잡초 뽑기 이런것도 안해서

부대는 항상 풀이 무성해서 아마존 원주민처럼 살아도

잡초 뽑으라고 안하는데

 

상실감이 커서인지 진짜 아무것도 안한다

하지만 아무것도 안 한다는 것은

추가적인 작업도 없다는 거고

 

진급에 미쳐서 개삽질하는 지휘관 밑에서 복무하느니

진누 3연속으로 먹고

진짜 숨만 쉬고 아무것도 안하는 지휘관 밑에서

복무하는 것이 100배는 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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