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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담/웹개발(SI) 일지

SI 철수 시 일을 열심히 하면 안되는 이유

by flatsun 2021. 10.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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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I에서 철수 일자가 잡히고 나면

시간이 지남에 따라 철수를 준비하게 될텐데

 

여기서 프로젝트가 꼬이고 꼬여

철수 날짜가 연장되지 않는 이상에야

단계적으로 업무에서 손을 떼는 것이 좋다

 

근면하거나 착한 사람들은

기본적으로 사람이 좋기 때문에

나가기 직전까지 무한하게 일을 해주는 경향이 있는데

이러면 의외로 서로한테 좋을게 하나도 없다

 

먼저 일을 철수하는 그 순간까지 해주다 보면

PM이나 주변 사람들이 본인 철수한다는 걸 망각하고

일을 계속 넘겨주기 시작하는데

 

이러면 본인이 마지막 순간까지

계속 일을 해야 하는데다

철수 때문에 개발을 완료하지 못하고

나가는 건들도 속출하는데

 

PM이 악질일 경우에는

마지막까지 만들고 나가라고 엿을 먹이거나

 

혹은 철수하고 휴가쓰고 쉬고 있는데

전화와서 이거 어떻게 만든거냐 설명 좀 해달라

이러면서 최후의 최후까지 귀찮게 군다

 

최후의 최후까지 열심히 하면

연봉이라도 더 올려주지 않을까

이런 작은 소망을 가지고 마지막까지 일을 하는 거겠지만

 

알다시피 중소기업 SI는

소처럼 근면하게 일하나 베짱이처럼 놀면서 일하나

연봉 상승률이 거의 똑같다

 

이 말이 의심된다면

동기들하고 연봉협상 시즌에 비교를 한번 해 보면

차이가 아예 없거나 많아야

200만원인 것을 쉽게 확인할 수 있다

 

여기서 많아야 200만원이라고 쓴 것은

진짜 의외의 상황에 더 올려준다는 거고

대부분의 경우에는 차이가 없다

따라서 일을 열심히 해줄 필요가 전혀 없다는거다

 

그리고 마지막까지 일해주면 고마워하는게 정상이겠지만

소처럼 일하다보면 별로 고마워 하지도 않고

오히려 이게 당연한 것 처럼 얘기하는데

 

이런 비참한 엔딩을 막기 위해서는

철수 기간이 다가워짐에 따라

단계적으로 태업을 해줘야 한다

 

먼저 철수가 한달 남았다고 하면

아직 꽤 많이 남았기 때문에

똑같이 개발을 해줘야 하겠지만

 

2주정도 남았으면 근무 모드에서

태업 모드로 전환이 슬슬 필요한데

평소에는 의자에 앉아서 9시간 무한 노동만 했더라도

 

2주정도 남으면 슬슬 난 이제 나감 ㅅㄱ

이런 느낌을 보여주는 행동을 해야하는데

대체적인 예제는 아래와 같다

 

1. 핸드폰 대놓고 하기

원래 업무시간에 핸드폰 잠깐 보는게 아니라

대놓고 하는 정도면 PM의 어그로를 끌게 되는데

철수가 얼마 남지 않았을 경우에는

이렇게 대놓고 핸드폰을 하면서

나는 일을 할 생각이 없다! 이걸 보여줘야

 

PM이 아니 쳐노네? 뭐라고 해야하나?

이런 생각이 들다가도 2주 후면 나갈 앤데

뭘 귀찮게 잔소리를 하고 그러나..

이러면서 터치를 하지 않게 된다

(PM도 잔소리 하는 걸 싫어한다!!)

 

2. 업무시간에 카페 가서 한참 있다가 오기

이것도 중요한 행동 중 하나인데

실제 특별한 사정이 없는데

업무시간에 카페 가서 아메리카노 한잔 마시면서

시간 날리고 오면 대부분의 차부장들은 좋게 보지 않지만

 

철수를 앞두고는 이런 행동을 대놓고 해 줘야

아 쟤 이제 철수라고 저러는구나..

이러면서 관심 밖의 사람으로 남아있을 수 있게 된다

 

이 전략 수행 시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

프로젝트 시 친하게 지냈던 상사가 있으면

업무시간에 곧 철수인데 커피 한잔 하시죠

이러면 거절하는 사람 하나도 없고

 

빈말로라도 본인이 한잔 산다고 하면

오히려 커피를 사주는 것을 쉽게 발견할 수 있다

 

말 한마디로 커피와 시간을 버는 전략인데

이런 커피 타임을 몇번 가지면서

본인은 철수해서 뭐 할거고

다음 프로젝트는 어떨거 같고 불라불라

 

이런 얘기를 해주면

해당 상사에게 본인은 철수이니

지금 일 생각이 전혀 없다는 걸 보여줄 수 있고

 

커피 한잔 마시면서

철수가 완전히 각인이 되기 때문에

이후 대부분은 본인에게 터치를 하지 않게 될거다

이렇게 중요인물 몇몇과 커피 한잔씩 하면서

태업 시간을 점점 늘리라는 거다

 

3. 칼퇴하기

칼퇴는 당연한 직장인의 권리지만

SI는 당연한 권리가 없는 신안 염전같은 곳이다

 

하지만 철수가 가까워져 가면

슬슬 칼퇴하는 것을 권장하는데

물론 이유는 없지만 시간이 되었으니 가겠습니다

이런 분노 유발하는(왜 유발하는지는 모르겠지만..) 퇴근보다는

속 보이는 거짓말이라도

~ 약속이 있어서 이런 식으로 퇴근하는 것을 권장한다

 

이게 프로젝트 기간 한참 남았을 경우에는

이러면 생명의 위협을 받게 되지만

역시 위 사유들처럼 철수를 앞두고

이런 이유를 대면서 칼퇴하기 시작하면

 

아 쟤 철수지 이러면서 터치를 하지 않게 된다


철수 시에 단계적 태업의 가장 중요한 점은

나는 일을 할 생각이 없다는 것을

단계적으로 보여주라는 거고

 

PM이나 상사가 본인에게 일을 줄 의지를

아예 꺾어버리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이게 아무리 프로젝트를 열심히 했다고 해도

모든 PM은 나가는 그 순간까지 일을 해주길 원하지만

이러면 나한테 득될게 하나도 없고

철수하기 직전까지 개발한 항목에 대해 책임을 져야한다

 

따라서 적절한 태업을 통해

일을 덜어내면서 책임도 덜어내라는 거다

소심한 사람들이 이런거 머리로는 잘 알아도

행동으로는 옮기지 못하는 경우가 많은데

 

포인트는 나는 할만큼 했고

이제 나갈거니까 이런 행동을 하는거다

이런 당당함이 가장 중요하다

 

당당함이 없으지는 순간 

그냥 일 하기 싫어서 안하는 건데요;;;

이렇게 보여질 수 있기 때문에

당당한게 정말 중요한 것임을 까먹으면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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