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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대일지/훈련소일지

훈련소에서 점호하고 불침번은 어떻게 서나?

by flatsun 2019. 8.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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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대 가면 항상 자기 직전에 점호를 하게 되는데

훈련소도 자대와 마찬가지로 점호를 하게 된다

 

자기 직전인데 그냥 활동복 입고 하지마는

현실은 군복으로 갈아입고 점호를 받게 된다

 

점호 시간이 되면 몇명 저렇게 문 앞에다 세워놓는데

세워놓는 기준이 불침번인지 똘똘한 애들 세워놓는지 도저히 기억이 안나더라

한참 찾아봤는데 역시 못찾겠더라

 

누군가를 세워놓긴 하는데

저 위치에 되면 조교가 쳐다보므로 상당히 긴장이 된다

내가 똘똘하다 싶으면 저기 세워놔서 조교가 뭐 물어봐도 대답을 잘 하는데

띨빵하면 힘들다

 

하지만 저 위치에 있지 않으면 저렇게 관물대 앞에서 멍때리다가 저녁점호를 받게 되는데

저녁점호는 조교가 생활관을 왔다갔다 하면서

 

환자 있나

없습니다~

 

관물대 좀 뒤지면서 개판으로 정리했으면 갈구고

그러다가 마지막으로 복무신조를 하게 되는데

 

이거 간부나 조교가 선창하면 따라서 외치게 되는데

이게 인터넷에 검색해 보니까 꼭 외워야 된다고 하는데

난 남들 말하는거 앵무새처럼 따라하기만 하느라

 

전역하는 날까지 복무신조 말해보라고 하면 몰라서 말하지도 못했다

근데 그런거 몰라도 군대생활 잘만 하기 때문에

꼭 외울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이후 복무신조까지 다 하고 점호가 끝나면 옷 다시 갈아입고 이부자리 깔고 자면 되는데

안타깝게도 맨날 한밤중이나 새벽에 자다가 10시에 자려고 하면

잠이 오지 않는다

 

나만 그런가? 싶은데 좀만 주의깊게 보면

모두가 잠이 안와서 눈만 감고 깨있는 것을 볼 수 있는데

 

집에서 행복하게 살다가 도살장에 끌려온 소의 기분이 어떤건지 제대로 느껴볼 수 있다

진짜 어제까지만 해도 집에서 행복하게 살고 있었는데 훈련소 끌려와서 헛짓거리 하다가

잘라니까 잠이 오지 않는 것이다

 

대부분 잠을 설치다가 몇시간이 지나야 겨우 잠에 들게 되는데

잠을 자면 하루가 끝이 난 것 같지만

안타깝게도 불침번을 서는 사람들이 있으므로 끝이 아니다

 

근데 불침번이란?

생활관 하나당 두명씩 깨워놔서

잠은 잘 자는지 살아는 있는지 확인하려고 세워놓는 것이다

입소대대에서는 야간 근무가 불침번만 있고 2명씩만 깨우다가

교육대대 로 넘어가면 초소 근무자까지 깨우게 되고 

 

나중에 자대 배치를 받으면 상황병, 무전병, 취사병까지 깨우는 범위가 늘어난다

 

어디 부대 게시판에 불침번 명단을 붙여놨다고 하는데

내 경우에는 조교가 첫날에 안알려줬고 불침번이란게 있는지도 몰랐는데

겨우 자는데 누가 툭툭 치더니 깨우더라

 

왜냐고 물어보니까 근무라더라

이건 뭐...

 

전투복으로 갈아입고 이전 불침번과 같이 가서 조교한테 보고하고 근무를 서면 되는데

 

조교는 근무교대도 없이 해가 뜰때까지 근무를 서더라

혼자 밤을 새는데 책 읽으면서 있길래

와 대단하네 이러고 있었는데

그때 조교가 내일이라는 책을 읽고 있었다

 

불침번 서면서 30분 있다가 보니까 책 펴놓고 쳐 자더라

내일이라는 책은 별로 재미가 없었나보다

 

어쨌든 일어났으니 불침번 근무를 하게 되는데

 

한명은 문 안에

한명은 문 밖에

그리고 화장실 앞에 두명씩 세워놓는다

화장실은 여러 생활관에서 돌아가며 세우는 것 같았다

 

어쨌든 화장실이 아니면 근무자 리스트 적혀있는 판때기 하나 들고 멍때리고 있다가

다음 근무자 시간되면 깨우면 되는데

 

이게 웃긴게 첫날이라 누가 누군지도 모르는데

어두컴컴한 방 안에서 사람 찾아서 깨울라면 진짜 답이 안나온다

멍때리다가 나중에 깨울라면 뼈저리게 후회하게 되므로

근무 시간동안에 내가 깨워야 할 사람들을 미리 파악해 둔 다음에

 

15분 전에 깨우는 것이 적절하다

 

10분 전에 깨우는게 정석이라고 하는데

다들 10분전에 깨우면 밍기적대느라 교대 시간을 놓쳐서

내가 손해를 보게 되므로 15분 전에 깨워야 한다

 

문 안이나 문 밖에 있으면 진짜 하는 게 없이 멍때리다가 시간 맞춰서 사람 깨우고

조교한테 교대보고 하고 들어가면 되고

 

화장실 근무는 화장실 앞에서 사람 들어가면 이름하고 들어간 시간 적고

들어간지 한참 됐는데 안나오면 나와주면 안되겠니? 해서 들어간 애 확인하고

시간은 대부분 칼같이 적어야 될 것으로 생각하는데

 

사람 들어가고 나온 것만 확인하면

시간은 대충 조작해서 적어도

조교가 유심히 보지 않기 때문에

누가 몇분에 나갔는지 놓쳤다고 전전긍긍 할 필요가 없다

 

이제 근무까지 마치고 나면 잠자리에 들게 되는데

근무가 90분을 서는데 12시에 겨우 잤다가

2시에 깨워서 90분 서면 3시 30분인데

한 6시쯤에 기상을 하게 되므로 잠도 제대로 못자고 다음날을 맞이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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