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장 달면 군생활 급변하나?

군대에서 전역과 가장 가까운 계급인 병장이 되고 나면

뭔가 인터넷이나 티비에서 본 것처럼

드라마틱한 변화가 있어서

이제 탱자탱자 놀고 먹어도 되는건가

이런 생각을 하겠지만

 

사실 계급에 따라 그런거보다는

내 위/아래에 몇명이나 있는지에 따라

내 군생활이 마지막까지

편할지/불편할지가 결정되는 것이 대부분이다

 

하지만 병장쯤 되면 위에 사람이 거의 없거나

제지하는 사람이 없기 때문에

군 생활이 편해진다고 하는거지

 

병장이 되었다고 갑자기 편해진다!?

이거보다는 사람이 줄어들어서 편해졌다!?

이게 맞을거다

 

그래서 뭐가 편해지는지 한번 보자면..

 

1. 업무 안하고 도망다니기 좋다

이미 병장쯤 되면 아래에 수두룩하게 쌓이게 되는데

100명 정도 되는 중대에서 위아래로 보자면

평균적으로 아래 80명 위에 20명 정도가 유지되는데

 

이러면 나 하나 빠진다고 해도

업무 돌아가는데 전혀 지장이 없기 때문에

작업으로 모이면 대충 눈치 좀 보다가

근무 태만하게 하거나 혹은 도망다니면서

일에서부터 멀어지는거다

 

본인이 옛날부터 그냥 일을 열심히 하다 보니

간부에 찍혀 있는 상태라면

어떻게든 찾아서 일을 시켜먹게 되지만

 

그렇게 시킨다고 해서 소처럼 일하면

어!? 가서 시키면 그래도 소처럼 하네!?

이런 인식이 생기기 때문에

어떻게든 찾아서 소처럼 부려먹기 시작하는데

 

이러다보면

전역날까지 일했어요.jpg

사례중에 하나가 되는거다

 

가장 핵심적인 부분은

간부한테 대충 웃음으로 때우면서

일에서 점점 멀어지는 과정이 필요하다

 

이게 정색하면서 간부한테 개기라는 게 아니라

웃음으로 때우면서 일을 태만하게 하기 시작해서

간부한테 얘 일 안하네?

이런 인식을 주기 시작해야 하는데

 

처음에야 간부가 정색도 하고 힘들겠지만

계속 반복하다가 보면

간부도 계속 찾아서 일 시켜먹는거 힘들고 귀찮기 때문에

결국 일로부터의 독립을 승인하게 되고

 

그때부터는 일하고 싶을 때만 일하면서

평상시에는 항상 도망다니는

프리랜서의 삶을 즐길 수 있다

 

핵심은 간부와 친한 관계를 유지하면서

일은 대충 하고 뺀질대기 시작해야

일로부터 빨리 멀어질 수 있다

진짜 소처럼 일만 하면 안된다

 

2. 선임들이 터치 안함

병장을 달았다고 위에 선임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이제 군생활이 다 끝나가는 입장이고 

서로 터치하기도 귀찮고 나갈 생각밖에 없기 때문에

 

예전에 이등병 일병 시절

1-2달 차이로 감놔라 배놔라 했던 걸 생각해보면

 

선임한테 인사 안하고 ㅎㅇ 이러면서 지나가거나

그냥 패스해도 별 상관이 없고

 

인사 왜안하냐?
왜합니까? 이런 식으로

스무스하게 넘어가는게 가능해지는데

 

이미 이쯤 왔으면 싫어도 많이 친해졌기 때문에

딱히 간섭받을 것이 없고

몇일 차이도 안놔는데 감놔라 배놔라 한다면

 

여기서 슬슬 정색 한번 해주면

더 이상 터치를 받을 일이 없다

이제는 선임도 고자질할 선임이 위에 없기 때문이다

 

3. 야간근무 안하기/태만하게 하기

이게 부대별로 전통이 달라 많은 차이점을 보이기는 할텐데

일반적으로 병장이 되면 슬슬 근무를 아예 빼주거나

혹은 편한 근무 위주로 넣어주는 경향이 있는데

 

여기에 전번 근무자도 / 후번 근무자도

같이 근무하는 애들도 모조리 다 후임이기 때문에

 

불침번은 앉아서 졸아가며 하는거고

초소는 간부 오는 상황 아니면

그냥 총을 들이대던 말건 그냥 막 하는거다

 

전번 초소 근무가 일병인데

내가 병장이 다 이런거면

 

교대하려고 가면 총 들이대고 암구호 하는데

ㅁㅁ 이러면 몰라~~

이러면서 들어가는게 가능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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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위 내용들을 정리해보자면

병장을 달았다고 해서

병장만의 독특한 뭔가가 생기는 것은 아니고

 

그냥 내 위에 사람들이 줄어들었을 경우의

장점과 완전히 동일하다고 보면 되는데

 

그래도 윗 선임이 터치하는 경우가 있지만

이제 날짜가 정말 얼마 남지 않았기 때문에

정색하고 개기면 선임이 딱히 할 수 있는게 없다

이런거는 진짜 병장만의 엄청난 장점이라고 할 수 있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