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장이 업무에서 멀어지는 방법

다들 대망의 병장이 되고나면

그냥 막연하게 군생활도 얼마 남지 않았으니

그냥 놀고 먹을 수 있겠지?

 

이런 생각을 하게 되는데

실제 병장이 되서 보면 그냥 무난하게 계속 일하다

아니 병장인데 너무한거 아님?? 이러면서

전역하는 사람들이 꽤 많은데

 

이게 본인이 운이 없어서 그런 것도 있겠지만

좋은 방법으로 처신을 하지 못해서

마지막 그날까지 노예처럼 일을 하게 되는거다

 

먼저 간부들은 본인과 친하고 일을 잘하는 사람한테

일을 계속 주는 경향이 있는데

 

뭐 엄청난 비밀이 숨겨진 것은 아니고

그게 업무 효율이 가장 좋기 때문에 그렇게 하는거다

 

여기서 휴가라도 쥐어주는 등 보상이 있다면 좋겠지만

대대장이나 중대장한테 가서 얘 휴가좀 주십쇼 이러는 것도

간부 입장에서는 쉬운 일이 아니기 때문에

 

대부분은 일은 일대로 시키고 보상은

저렴한 호두마루로 때우려는 경향이 있는데

 

군 생활에서 가장 중요한 점은

이렇게 보상도 어이없고 악착같이 부려먹는

악질 간부들을 빨리 파악하는 통찰력을 얻는 것인데

 

납득할 만한 보상을 주는 간부들한테는

납득할 만한 업무능력을 보여줘야 겠지만

 

간부가 노동력만 빨아먹고

입으로는 포상 추천한다고 하고

실제는 말도 안하는 사기꾼같은 새끼다

이런 느낌을 받았다면

 

바로 후임이 어느정도 쌓인 상병 타이밍부터

작업을 들어가는 것이 좋은데

 

일단 군대에서 병사들이 하는

대부분의 업무가 어렵지 않은 만큼

후임 쳐 갈구지 말고 열심히 가르친다

 

여기서 윽박지르면서 가르치는 사람들이 많은데

이러면 진짜 본인 무덤 파는거고

화는 줄이고 칭찬은 늘리는 식으로

후임 2-3달만 가르쳐 놔도

업무 능력은 무난할 정도로 올라오게 되는데

 

이 순간부터 간부가 일 주면 후임한테 넘기고

간부가 본인한테도 일을 주겠지만

여기서부터 일 효율을 떨어트리기 시작하면서

한시간이면 끝날 일 두시간 ~ 세시간씩 하면서

 

간부가 아 얘는 일을 잘 못하는구나..

얘 데리고 하느니 후임 ㅁㅁ 데리고 하는게 낫겠네..

이런 인식을 심어주는 것이 중요한데

 

대놓고 태업하라는 게 아니라

일을 못한다는 인상을 심어주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에

이걸 명심해야 한다

 

예제를 하나 들어보자면

우리 중대 행보관이 일은 일대로 시키고 포상 준다고 하면서

포상은 중대 서무계나 챙겨주는 악질 사기꾼이였는데

 

일병때 이미 그 진실을 파악했기 때문에

상병이 되고 후임이 쌓인 순간

행보관이 일 덩어리를 나와 후임들이 하라고 던져주는데

아 이새끼 일 개못하네? 이런 느낌이 들 정도로

후임들 데리고 병림픽을 몇번 보여주다 보면

아 쟤 시키느니 딴 애 시킨다 이러면서

 

나는 대놓고 어그로만 끌지 않으면

놀건 말건 신경을 쓰지 않게 된다

 

하지만 하루아침에 이런 인식이 생성되지 않는 만큼

악질 간부한테는 이런 장기간의 노력을 통해

본인은 일을 못한다 이런 인식을 심어주는 것이 중요하다

 

인식이 잘 심어지고 나면

본인이 병장이 되고 나면

후임이 어마어마하게 쌓였기 때문에

 

행보관은 본인 지목해서 일 덩어리를 맡기느니

다른 사람을 지목하고

본인은 그냥 놀던 말던 신경을 끄게 되는데

이러면 자연스럽게 유유자적 신선놀음을 할 수 있게 된다

 

뭐 에이스 소리는 못 듣겠지만

전역하면 휴지조각이 되는거고

결국 입으로만 때우겠다는 건데

대체 무슨 의미가 있냐는 거다

 

위와 같은 악질 간부한테는 폐급런 방법이 최적이지만

어느정도 사람이 괜찮은 간부라면

일병 시기에 일을 하면서 간부와 친해지되

일은 잘 하지 못한다는 인식을 심어주면 된다

 

결국 친하긴 하되 일은 별로 못해서

딴 사람 시키는 관계를 만드는 것이 정말 중요하다

 

군 생활 내내 로봇처럼 일만 하다보면

간부들도 로봇 부리는 것에 익숙해져서

고마움을 느끼지 못하지만

일 별로 못하는데 가끔 좀 도와주면

 

어!? 기대도 안했는데 도움을? 이러면서 더 좋아한다

결국은 간부가 주는 업무는

인식이 가장 큰 영향을 차지하기 때문에

 

상병이 되기 시작했다면

이런 인식의 전환 과정을 거쳐

병장쯤 되면 놀고 먹는 시간을 습득해야 한다

 

뭐 물론 소처럼 일하다

병장와서 이 글을 봤다면 많이 늦은 감이 있겠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