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장이 되면 일과가 어떻게 변하나

소처럼 일하다 병장이 되면

여전히 소처럼 일하다가 전역을 하게 되지만

상병 시기부터 후임들에게 출구 전략을 사용하다 보면

병장 시기에는 자연스럽게 신선이 될 수 있는데

일과로 보면 다음과 같다

 

1. 기상과 점호

예전 군대 만화나 시트콤의 경우에는

생활관에서 모두가 기상하는 가운데

병장만 누워있는 모습을 볼 수 있는데

요즘은 병장은 병장끼리 생활관을 쓰기 때문에

전원 밍기적거리다가 시간 끝나기 직전에 기어나오는데

 

아예 점호에 안나오고 잠만 자는 경우도 있다지만

지금은 정말 보기 힘든 이야기고 점호는 나가야 한다

 

다만 점호 도중 함성을 외치라고 하면 그냥 침묵하고

도수체조는 그냥 대충 하고

아침 달리기는 그냥 온갖 이유를 들어서 빠지게 된다

 

이후 점호를 마치고 나면 밥을 먹으러 가는데

다른 사람들의 경우에는 그냥 의무적으로 먹으러 가지만

병장은 메뉴 한번 물어보고 아니다 싶으면

그냥 생활관으로 돌아가 잠을 마저 청하게 된다

 

2. 일과와 작업

아침에 추가 수면을 취하다가 9시가 되면

일과집합을 하게 되는데

 

여기서 소처럼 일했다면 간부가 병장한테

작업 덩어리를 던져주고 노예처럼 일을 시키지만

블로그 글을 잘 참고해서 출구전략을 사용했다면 내가 아닌

 

일 잘하는 상병한테 작업 덩어리를 주게 되는데

이러면 상병 & 친구들과 일을 가는 척 하면서

자연스럽게 어둠 속으로 사라지면 된다

 

이후 자연스럽게 신선놀음을 하면 되는데

이것도 몇번 하다보면 힘든게

처음에야 작업 안하고 탱자탱자 놀면 좋긴 한데

 

군대에서 놀아봤자 딱히 할만한게 

PX가기, 어디 숨어서 잠자기, 밀수한 폰 가지고 놀기

세 개밖에 없기 때문에

 

다크템플러 놀이도 처음에야 재밌겠지만 

이것도 몇주 하다보면 굉장히 지루해지기 때문에

 

일은 하되 그냥 적당히 소일거리만 하다가

좀 힘들겠다 싶으면

다크템플러로 변신해서 도망가게 된다

 

3. 연등과 야간근무

병장이 되면 일도 대충하고 도망이 일상이라

업무가 별로 힘들지가 않고

 

여기에 부대별로 조금씩 다르겠지만

병장이 되면 야간근무를 편한 시간대에 넣어주거나

혹은 근무를 아예 빼주는 경우도 많기 때문에

 

점호 끝나면 졸음이 쏟아지는 게 아니라

한게 없어서 잠이 오지 않는 수준인데

 

그러다 보니 불은 껐는데 잠은 안오고

자체 연등을 하거나 혹은

생활관에서 떠들다가 잠을 청하게 되는데

이게 말이 되는 소리인가 싶겠지만

 

아무 견제도 받지 않는 안락한 상태에서

틈만 나면 잠자고 그러다보면

몸에 체력이 가득 차버려서

잠이 오지 않는 상황에 처하게 되는데

 

빨리 자고 하루 넘겨야 되는데

눈만 말똥말똥하면 그것도 그것 나름대로 힘들다

 

그리고 재수가 없어 병장 시절에도

야간 근무를 나가야 한다면

 

초소는 뭐 떠들기만 하다가 간부 오면

제대로 하는 척 하는 정도고

 

불침번은 당직사관이 행정반 밖으로 나올 일이 없기 때문에

앉아서 꾸벅꾸벅 졸다가 교대를 하게 된다

 

이게 전체적으로 보면 이 정도고

업무 강도가 확 내려가지만

역으로 너무 편해져서

잠도 안오는 상황이 나오기도 하는데

 

병장 시기에 지나치게 시간이 안 가는 이유가

위와 같이 몸은 편한데 잠은 안와서

시간을 잠으로 때울 수 없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