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무대에서 하루죙일 처박혀 있는거는
3일까지는 괜찮은데 3일이 넘어가면
하는게 없기 때문에 엄청나게 지루하다
아침마당도 지루하고 TV도 지루하고
훈련장은 싫은데 자대에서 삽질하는게 낫겠네
이런 생각이 스멀스멀 들기 시작한다
그래가지고 관심병사한테 슬슬 자대 생각나지 않냐?
이러면 여기가 더 편하단다 ㅋㅋㅋ
아 자대 7일 있다가 나왔으면서 너무한거 아냐?
예전 8일차때 부모님하고 면회했을 때
뭔말 하셨었는지 간부한테 슥 물어봤었는데
자기도 뭐 군대 다 갔다와서 다 안다
지금 적응을 제대로 못한다고 해서
따로 격리시켜 놓으면 더 적응을 못한다
가능하면 빨리 자대로 원복시켜서
적응을 하는 것이 낫지 않겠냐
뭐 이런 내용이었는데
나도 100% 동감이다
이렇게 관심병사 되가지고 의무대 갔다오고 이러면
부대 내에서도 내부 정보를 통해
관심병사 체크를 하지 않아도
다 알게 되어 있는데
이러면 선임이 괴롭히고 싶어서 몸이 달아도
행보관이나 소대장이 바로 커트하기 때문에
그냥 유유자적하며 군생활을 하다가
어느정도 짬이 차면 죄다 후임이라 터치도 못하므로
좀 눈치가 보이긴 하겠지만
군생활 아예 못할 정도는 아닌데
아 그냥 못하겠단다
아 니 못하는건 상관없는데
난 의무대에서 미치겠단 말이야
다리 안흔들면 잠이 안와서
잡지에서 주요 페이지 찢어다가 하는 그게
아 그게 할짓이 못된다
이게 신선놀음으라고
어디 계곡에서 물장구나 치고
물고기나 잡아먹고 놀면서
바둑두는게 그렇게 재밌다는데
지금 산이나 계곡으로 가 보면
그 어느곳에도 신선이 없다
솔직히 물장구치고 바둑놀이도
하루 이틀이나 재밌지
몇달 몇년 그러고 놀라고 하면
하나도 재미가 없어서
신선들이 저승으로 가거나
그냥 하산해서 컴퓨터나 만지는 것이다
뭐 다행히도 이 과정까지 왔다면
대부분은 무난하게 전역해서 공익으로 가겠지만
힘들긴 하지만 못할건 아닌데...
다들 견딜 수 있는 정도가 다르기 때문에
도저히 못하겠다고 인식하고
가서 버텨보느니 여기서 개기다
전역하는 쪽을 선택하나 보다
근데 난 도저히 못하겠더라
여기 있으면 운동도 못해서
몸에 살만 찌는데다가
아무것도 안하다보니 완전 무력화되서
의욕도 없어지는데
관심병사는 거의 시체가 다 되어서
활력있는 때라고는 PX 갈때하고
롤 얘기 할때밖에 없더라
아 롤 플래티넘쯤 되면
오우 .. 잘하네.. 이런 경지라
제가 사회에서 롤 플래였지 말입니다
이러면서 야부리 털면 되는데
그게 안되니까
여기서 개삽질하고 있는거긴 한데
언변은 진짜 중요하다
일을 아무리 못해도 말로 때우면 되는데
대부분은 그게 안되서 말로 못때우고 욕을 먹는다
말하는 학원 다녀라 이런 말은 아닌데
사람이 말을 하면 주의깊게 드는 척을 하고
공감해주는 그런 태도만 해줘도 반은 먹고 들어간다
어려운게 아닌데 안해봐서 못하는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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